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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박물관은 김수근이 최초로 설계한 전시 시설물이었다. 그는 당시 중앙박물관 관장이었던 최순우의 도움으로 이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었다. 기존 박물관 위에 있는 2000평의 대지위에 340평 규모의 박물관을 새로 짓는 것으로, 건물이 들어 설 대지는 기존 건물보다 3-4미터 정도 높은 곳에 위치하여 있다. 현장을 여러 번 답사하고 근처의 건물이나 지세 등을 상세하게 살피는 과정에서 김수근은 하늘로 웅비하는 듯 한 힘찬 선적인 콘크리트의 기둥을 상상한 듯하다. 박물관은 사무실 건물과는 달리 단일한 공간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양 곡선기둥의 폭을 상부에서 줄이고 그 경사를 심하게 준다. 조형적인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콘크리트 기둥을 땅으로 길게 늘어뜨리고 또 지붕의 끝부분을 하늘로 치솟게 한 것이다. 38m 높이로 올라간 내부공간은 박물관의 전시공간으로는 너무 스케일이 크고, 전시를 위한 공간의 융통성은 부족하며, 건물 중앙에 뚫린 톱라이트는 내부공간에 적절한 빛을 투여하고 있지만, 이 건물이 유물을 보관에는 불리한 면들이 있다. 하지만 내부 공간에 여러 가지 건축가의 의도를 느끼게 하는 점들이 있다. 측벽에 노출되어 있는 수평부재들은 천창에서 들어오는 빛에 의해 공간감을 더하고 있으며 이러한 빛의 연출과 함께, 전시 부분에는 특별히 원형 천창을 두어 자연광의 이용을 극대화 하였다. 건물의 상부와 하부를 연결하는 중앙 계단은 공간적인 변화를 부여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김수근 건축론, 정인하』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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