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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센터 건물은 한국에서 전후 최초로 지어진 국가차원의 기념건축이었다. 김수근도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자유센터를 설계했다. 자유센터가 표출하려고 했던 지배이념은 권위주의적인 군사문화와 반공이념으로 대표되는 이념일 것으로 추측된다. 건물이름이 상징하는 것처럼, 제 3공화국이 국시로 내 걸었던 반공이념은 이 건물이 표현하고자 했던 주된 이념이었다. 따라서 자유센터에는 실제 기능보다는 기념비적 성격이 훨씬 강하게 부각된다.
기능과는 상관없이 건물을 매우 과장된 스케일로 설계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건물에 다가섰을 때, 엄청나게 압도하는 건물의 크기와 스케일로 이데올로기 혹은 지배권력에 복종을 강요하는 것이다. 높이 솟은 곡면의 지붕아래에 서면, 압도하는 건물의 스케일에 눌려 왜소해지는 자신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런 효과를 위해 김수근은 건물의 주요 파사드와 주 접근방향이 서로 다른 면에서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즉, 건물의 주 출입구는 산쪽을 향한 남쪽 면에서 이루어지게 하고, 넓은 운동장을 향해 있는 면, 즉 긴 곡선의 켄틸레버로 된 지붕이 있는 면은 접근과는 상관없이 강한 기념성을 가지도록 한 것이다. 이런 해결은 건물의 기념성과 경사에 따른 접근성을 동시에 해결하려는 의도로 여겨진다. 여기에 곡선으로 처리된 열주들은 건물의 기념성을 더하게 한다. 실제기능을 하는 건물 본체에서 길게 뻗어 나온 켄틸레버를 지지하는 이 기둥들은 매우 과장된 스케일로 건물 앞뒤에서 회랑을 형성한다. 또한 건물 중앙에 놓인 긴 계단도 권위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모티브이다.
『김수근 건축론, 정인하』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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