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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근
1977년 / 서울특별시 종로구 동숭동 1-130

전시장 부분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고려된 개념은 대지가 갖은 도시적인 의미와 맥락에서 추출되었다. 건물의 1층을 필로티로 만들어서, 마로니에 공원과 낙산 쪽에 있는 주거지가 이곳을 관통해서 소통될 수 있도록 한 것은 이런 주장을 가장 잘 뒷받침하는 개념이다. 대학로에서 시작하여 마로니에 공원을 거쳐 이 건물에 이르기까지 전시장 건물이 동선 흐름의 종착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닌,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는 관문의 역할을 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서울시의 심의 과정에서 반대에 부딪혔고, 김수근은 초기의 계획안을 다소 변형시켜 기본적인 개념은 그대로 살리되 필로티 부분에 가벽을 설치하여 부분적으로 일층의 통과부분을 막아주는 것으로 하였으나 지금은 이 부분이 완전히 폐쇄되어 사람들의 통행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전시장을 설계하는데 있어서 김수근은 건물로서의 의미보다는 장소로서의 의미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건물의 천장과 벽은 예술작품을 보호하기 위해서 단지 물리적인 의미에서 구획될 뿐이고, 정작 중요한 것은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이 동선의 이동에 따라서 실제 어떤 체험을 하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전시장으로 접근하는 동선체계에 많은 강조점을 두게 되었다. 한국적인 동선체계를 염두에 둘 때, 가장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전이공간이다. 이 프로젝트에서도 이런 공간개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중앙에 터진 전이공간은 반지하와 반지상의 1층에 위치한 전시장으로의 접근을 배분하는 기능과 함께, 같은 층에 있는 레스토랑과 사무실로 진입케하는 기능을 담당하였다. 통로를 옥외계단으로 처리한 것도 장소로서의 건축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이 계단을 통해 전시장으로 올라가면서 마로니에 공원을 마음껏 즐기라는 의도인 것이다. 전시장건물은 3층으로 된 사무실 부분과 2층으로 된 전시장 부분이 서로 연결되어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분리된 이유는 건물에 수용될 각각의 기능이 서로 다른 높이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전시부분은 반지하 1층과 반지상1층의 2개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사무실은 2층과 3층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각 부분으로 접근하는 계단도 따로 설치하였다. 평면구성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사무실과 전시장이 공간적으로 그리고 기능적으로 명확하게 분절되면서도 2층의 라운지를 통해 연결되도록 한 점이다. 반지상1층에 있는 전시실과 사무실을 연결하는 라운지 공간은 김수근이 가장 역점을 둔 부분으로 이곳은 우리 전통건축의 대청마루와 같은 기능을 담당하도록 하였다. 전시장 건물은 또한 다양한 벽돌 디테일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창을 만들면서 벽돌을 여러 겹 셋백시키고 있는데, 이것의 모티브는 전시장 옆에 남아있던, 박길룡이 설계한 문예진흥원 본관의 창과 역사적인 연계성을 보여주기 위해 채택되었다고 한다. 또한 마로니에 공원 쪽에 설치된 옥외 계단의 뒷벽은 벽돌들이 무작위로 불규칙하게 돋아 나와서 벽의 조형성을 살리고 있다. 이렇게 시도한 이유는 이것이 서향 벽이었기 때문에 빛이 강렬하게 투사되어서, 여기에 부조를 설치할 경우 좋은 효과가 날 것 같다는 김수근의 제안 때문이었다.
전시장 설계 완성 후 공연장 설계가 바로 시작되었다. 전체 기능의 배분은 주변여건에 의해 거의 자동적으로 결정되었다. 입구부분은 마로니에 공원 쪽으로 향하게 되었고, 거기에다 소극장이 하나 삽입됨으로써 자연히 무대 부분은 공원 뒤쪽을 향하게 되었다. 이 공연장의 설계는 한국 문화공간 설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여겨지는데 전시장 설계에서 보았던 것처럼 그때까지 흔히 공연장이라고 하면 세종문화회관이나 국립극장처럼 높은 홀과 열주들로 구성된 권위적인 것을 연상케하였으나, 여기서는 보다 대중적이고 친근한 극장개념을 도입하였던 것이다. 이를 위해 김수근은 영국 국립극장의 올리버 시어터를 많이 참조하였다고 한다.
『김수근 건축론, 정인하』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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